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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18

체계적인 시간 집안을 깨끗하게 치우고 카페에 왔다. (방금 또 딴짓했다. 나오기 전에 봤던 YouTube를 마저 보기 및 뉴스 둘러보기) 체계적으로 과제를 진행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틀 전 인턴십 2차 중간 공유회의 여파) 블로그에 Elasticsearch에 대해 하나의 글을 써내려가며, 머리 속에 저장된 정보들을 글로 써내려가면서 긴 시간에 걸쳐 동기화되는 지식과 논리 흐름과 빈틈을 메워가는 것일까. 빈틈이라는 것이 없을 수 있을까. 모든 빈틈을 최대한 메워도 빈틈은 있지 않을까. 내가 만족하고 상대방들이 만족할만한 빈틈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흐음. 이상, 4주차까지 체계적이지 않은 기획을 바탕으로 정신없이 개발한 리액트의 장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리액트를 사용한 솔직히 자아성찰만으로 받지 않을 피.. 2021. 1. 28.
영화 삶이 가끔 영화였다가, 또 현실이 된다. 영화 같은 날에는 오만가지 행복한 생각들이 떠오르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현실 같은 날에는 순간 멈춰 선 채 한없이 부족한 자신과 게으른 모습을 한없이 탓한다. 밀려오는 슬픔은 흐르는 시간과 함께 훌훌 털어버린다. 이게 당연한 이치라고, 이런 반복 속에서 길을 잃지 않아야 한다 생각한다.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볼 때, 내 인생을 볼 때는 그저 영화 같았으면 좋겠다.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내가 증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 내가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인생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되려면, 내 인생은 한없이 현실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누군가의 인생을 봤고, 영화 같다고 생각했다. 그 속에 들어있는 현실.. 2019. 4. 22.
시를 통해 최근 길을 지나다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 지혜' 강연 포스터를 지나치곤 했다. 듣고 싶었지만, 나에겐 사치였다. 그리고 한 주의 끝이자 강연날인 오늘, 오늘만 버티면 여유로워질 수 있기에 바쁜 걸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그러다 문득 같은 포스터에서 '연사 | 나태주'란 작은 글씨를 보았다. 날짜가 어제가 아닌 오늘이라 천만다행이었다. 그리고 설렜다. (생각해보면, 포스터를 볼 때 제목과 사진 속 아저씨만을 확인하는 것 같다)강연의 앞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그리고 졸지 않기 위해 커피를 사 들고 강연장으로 뛰어갔다. 강연장 앞엔 5명 남짓의 사람들이 있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장소가 바뀌었다는 깨달음과 나처럼 바뀐 줄 몰랐던 시인을 만났다. 작은 키에 검소한 옷차림과 한 손에는 작은 종이 가방을 든 .. 2019. 3. 1.
전쟁터 2부 오후 7시 40분 포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기숙사 근처라 생각하고 택시에서 내렸지만, 기숙사 위치를 헷갈려 조금 걸어야 했다. 짐을 이끌고 기숙사 앞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 수 없었다. 카드가 아직 인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난관의 연속이다. 그래도 이제 이 짐들은 모두 가져왔으니 한숨 돌렸다 생각했다.우연히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따라 기숙사에 들어가 미리 도착했던 5개의 택배 박스를 풀기 시작했다. 10시에 회의이기 때문에 씻는 것을 고려하면 한 시간 만에 짐을 풀어야 했다. 서둘러 풀었다.이런.모니터 케이블과 마우스를 두고 왔다. 면도크림도 두고 왔다. 오늘 왜 힘들게 모니터를 들고 온 걸까. 혹시나 파손될까 직접 들고 왔는데, 캐리어 위에 실어나르며 불안해하.. 2019. 2. 19.
전쟁터 1부 시간은 12시 43분. 잠을 충분히 자고, 여유롭게 짐을 꾸리고 집 밖으로 나온 시간이다.하지만 나오고서 알았다. 4시 40분이 출발 시간이 아니라 소요 시간이라는 것을. 출발 시간은 3시였다. 2시간 17분이라는 남은 시간이 길어보이지만, 인천에서 판교로 가서 짐을 더 챙긴 뒤 터미널에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이었다.인천에서 판교 숙소로 향하는 시간이 카카오맵 기준 1시간 50분 소요이며, 버스가 30-40분 간격이라 사실 2시간 30분 이상 걸린 적도 많았다. 거기에다가 판교 숙소에서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을 더하면 이론적으로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다.하지만 항상 희망찬 나니깐, 버스가 끊김없이 달리고 달린다면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환불은 조금 가보다가 하자고 생각했다.생각도 잠시 슬그머니 오.. 2019. 2. 19.
엄마 홍대에서 갑자기 3시간 정도 할 일이 없어지고, 심지어 핸드폰 배터리도 없는 상태가 되었다. 아이쇼핑도 끌리지 않고 아무것도 끌리지 않았다.추운 거리에서 걷다가 문득 누나가 샀다 환불하려는 원피스(옷은 이쁘지만 환불)를 엄마가 입어봤던 일이 떠올랐다.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마를 제지했고, 아빠는 그런 나를 보고 "네가 엄마 원피스 하나 사와."라고 하셨다.이참에 엄마 옷을 하나 골라볼까 싶었다. 갑자기 의지에 불타 머리를 굴려보고는 미쏘 매장에 들어갔다. 엄마의 머리 스타일, 피부색, 얼굴 그리고 분위기를 상상해보며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찾아다녔다. 엄마에게 어울리면서 고급스러우면서 젊어 보이고 이쁘고 트렌드하여야 한다.결국 원피스가 아닌 하얀색 레이스가 있는 블라우스와 검은색 포인트 버튼 가디.. 2019. 2. 16.
25살 반항아 살짝 부끄러운 이야기라 꺼내놓지 않으려 했는데, 아주 힘든 글을 읽고 괜스레 농담 반인 하루를 적어보고 싶어졌다.-어제 새벽 3시가 넘어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예상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이미 공기는 영하에 가까웠다. 엄마가 청소를 시작한 것이다. 평소 같으면 '효도해야지' 란 마음으로 도울 텐데 오늘은 머리 속으로 잠을 얼마 자지 못했다는 핑계를 벗 삼아 함께 도망쳤다.이불 안으로 더 안으로 공기와 닿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엄마는 말하는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결국은 걸레를 잡았지만, 힘이 나지 않았다.원하는 만큼 못 잔 탓인가 일주일의 중간 즈음이라 그런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오늘은 피곤해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월요일, 화요일에 나보다 .. 2019. 2. 14.
짧은 월요일 후 화요일 서둘러 자기 바빴던 나와 다르게 책 읽고 글 적고 잠든 너 정말 대단하다.나는 털 친구들을 마지막으로 태우고, 짐들을 포항으로 보내고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한차례 잠들어 저 멀리 갔다가 뒤늦게 집에 와서 글을 써.그리고맛있는 거 산다면 거절하지 않을께🙆🏻‍♂️ -판교에서 머물다 포항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옮겨야 할 짐을 한차례 인천 본가로 옮기고, 판교에는 곧바로 포항으로 보낼 짐들만 남겨두었다.[판교에 있는 짐 목록] 침구류 / 모니터, 스피커, 공유기, 키보드, 쿨러 - 컴퓨터 관련 기기 / 덤벨 4개, 턱걸이 바 - 운동 기구 / 문구 잡화그리고 오늘 판교에 있는 짐을 포항으로 보내려 했다. 박스 하나에 침구류를 넣고 남은 자리에 이것저것 넣어서 한번에 보내려 했다. 하지만 침구류만으로 박스는 터.. 2019. 2. 12.
라디오를 켜면 낮에는 그럭저럭 버틸 만하다. 제일 먼저 누나 그리고 아빠 마지막으로 엄마를 마중하면 홀로 집에 남는다. 하루가 특별하지 않을 예정이라도 낮에는 조금 힘이 난다. 오늘은 엄마가 부탁한 유리창 닦기를 꼭 완료하고자 다짐하고 닦기와 쉬기를 반복한다. 깨끗해진 유리창과 다르게 내 하루는 여전히 흐릿하다. 마무리를 짓고 침대에 누우면 밤이 온다. 아버지가 돌아오신다.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누나가 들어온다. 아버지는 다시 운동을 가시고 누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자기 놀고 싶을 때만 나랑 논다. 밤이 고요하다는 말이 사실 밤에 내가 고요하다는 말임을 크게 깨닫고 몸부림친다. 어떻게든 여기 두리번 저기 두리번 핸드폰을 두리번 집안을 두리번 하지만 고요하다. 모든 의욕이 바닥을 찍으면 그제서야 라디.. 2019.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