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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훈련소 일기15

열다섯째 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오늘은 할머니의 발인이 있는 날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내가 부대로 복귀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발인을 준비하고 장례식장 정리를 했다. 중요한 것은 군대 약발이 떨어져서인지 6시보다 늦게 일어났다.영정 사진을 내가 들었다. 큰아빠가 드실 줄 알았는데 내가 드는 것이었다. 할머니를 모셔 차에 태우고 먼저 할머니 집에 들렀다. 할머니 집에 가서 집 뒤 밭을 보여드리고 집을 보여드렸다. 갑자기 우시는 삼촌을 보며 순간 힘들었다. 사진을 들고 있는 나를 보시는 다른 할머님들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고 나서 바로 묘지로 향했다. 묘지는 할아버지보다 살짝 높은 곳에 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할아버지 옆에 묻히는 게 싫다고 하셨는데 그 바람을 이루어.. 2019. 1. 16.
열넷째 날 3시 즈음에 잤지만, 중간에 깨기도 하면서 6시 30분에 일어났다. 물론 엄마와 고모도 일어나 계셨다. 아! 그리고 향은 항상 켜져 있어야 해서 일어나자마자 향부터 예의주시했다. 정리를 돕고 잠시 산책하러 나갔다. 하염없이 걸었다. 원래 아침밥 먹을 만한 것이 있으면 먹으려 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파리바게뜨 아이스크림만 먹고 돌아왔다. 면도를 깔끔히 하고 다시 상주의 역할에 임했다. 오늘은 입관이 있는 날이다. 그리고 이튿날이라 손님도 더욱 많이 오시는 날이다. 입관이 있는 날은 할머니도 뵙기에 특별한 날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입관을 보기 위해 내려갔다.입관은 죽은 자를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나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장례에 있어 중요한 과정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입관이었다. 글로 설명하지 않.. 2019. 1. 16.
열셋째 날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레는 특별한 날이다. 아마 군 생활 중 가장 특별한 날일지 싶다. 아침을 먹고 나는 훈련병 1204번을 찾는다는 말에 급히 뛰어갔다. 개인을 불렀기에 좋은 소식을 기대했다. 혹시 헌병에 지원했던 것으로 따로 면접 보는 걸까. 혹은 병과 선택에 도움을 주려는 상담이 아닐까. 내가 좋은 대학이라는 고정 관념과 함께 좋은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오늘인 6월 25일 혹은 어제 6월 24일 우리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이었다.나는 제가 맞냐고 되물으며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울먹였다. 경기도 광주지 않습니까? 라고 묻는 행정병의 말에 순간 희망을 품었지만, 소식의 주인은 내가 맞았다. 나는 훈련병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빨간 명찰과 태극기 그리고 이등병 딱지를 달.. 2019. 1. 16.
무제 소대장님 전화번호. 전라도 광주 1:10 출발 17:00 도착.도착 시 전화(신석환 소대장님) 장례식 도착 시 출발 하기 전 포항 도착해서 전화. 2019. 1. 16.
열두째 날 요즘 무릎이 조금씩 아파 걱정이 많다. 앞으로 훈련도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 않기에 조금의 통증도 나중에 큰 독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오전에 총검술 과업 이외에 크게 무리 가는 활동을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어제 문득 든 생각을 해보면,1. 여자를 못 본 지 2주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평생에 이럴 날이 오늘 밖에 없을 것이다) 2. 집에 가고 싶다. (는 욕망이 커진다... 생각보다 갇혀있는 게 힘들지는 않지만 그리움이 커져가는 것 같다) 3. 비 온 뒤 구름이 예쁘게 놓인 하늘을 보며 알리미 애들이 열심히 행사 준비하고 있을 것을 떠올렸고, 순간 울컥했다.밖의 생각들을 하다 보면... 아! 그리고 많은 것들의 제약을 받으면서 그동안 얼마나 편하게 지냈는지 느낀다. 앞으로 감사할 것 같다. 그리고 매.. 2019. 1. 16.
열한째 날 군은 국가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국가는 주권, 영토, 국민! 이 세 가지 요소...위 내용은 생활반에서 강연을 듣다가 적은 것인데 강연은... 졸려도 자지 못하고 그랬다. 그러고 나서 시작되었다... 총검술 훈련... 총은 3~4kg 정도인데 느껴지는 건 어깨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 앞으로 찌른 채 가만히 있을 때 진심 힘들었다. 그렇게 땡볕 아래 2~3시간 정도 있었는데 총으로 훈련해서 그런지 정말 지쳤다. 거기다가 3km 달리기... 오늘따라 무릎도 아픈데 진심 힘들었다. 그리고 별일 없었다. 아! 오늘부로 급식당번이 끝났는데 밥을 많이 줘서 일을 터뜨렸다. (아마도 밥 공급량을 실패해서 난처했던 것 같다)이제 열한째 날이 끝이다. 49일 중 11일을 한 것이다. 다음 주부터는 정말 흥미로운 훈련들.. 2019. 1. 16.
열째 날 오늘도 특별한 훈련은 없었다. 이번 주가 정신 교육과 군 기본 제식이기 때문에 김성은관에서 강연을 듣거나 총검술을 배웠다. 그래도 특별한 일을 떠올리자면 급식 담당에 대한 일이다. 어떤 일진지는 모르겠지만 얼차려를 오래 받아서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이게 무슨 소리지. 왜 이렇게 일기를 쓴 거지) 지금 파스를 붙여서 조금 나아지는 것 같은데 내일 나아있었으면 좋겠다. 또 기억나는 것은 해병대 출신 교수님의 강연이다. 이전 강연에서 숙면을 취했던 터라 귀를 세우고 들었다. 분명히 중심적인 내용이 없고 자기 자랑이 1/3이었지만 집중이 되었다. (멋지게 쓰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젠 그때그때 기록을 하려 한다. 그리고 첫 불침번을 서기 위해 떠난다. 내일도 시간이 빨리 가길. 이것이 .. 2019. 1. 8.
아홉째 날 밀렸던 일기를 전부 쓰고 오늘부터 매일매일 쓰려 한다. 옆 태욱이와 재준이가 큰 힘이 되었다. 오늘은 도수 체조, 총검술, 정신 교육을 받았다. 정신 교육은 자고 일어나니 끝났었고 나머지 두 가지는 아직도 헤매고 있다. 아! 그리고 이번 주는 우리 2소대가 급식담당이었다. 나는 밥 담당이었다. 근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래서 점심을 정말 처음으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파닭이었는데 너무 좋았다. 물론 자기 전에 땀이 바닥이 흥건할 정도로 600~700번?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선 것 날도 오늘이다.(땀이 한 방울씩 모두가 흘려 바닥이 반짝거리긴 처음이었다) 앞으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 글을 멋지고 보기 좋게 써보도록 하겠어. 이것이 아홉째 날이다. 2016/06/21 화 2019. 1. 8.
여덟째 날 오늘은 병과 상담이 있는 날이다. 즉 자대 배치만큼 중요한 무슨 병으로 들어갈지 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나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잘할 만한 보급병(후에 생각해보니 머리가 아닌 힘이 필요한 병과) 그리고 하고 싶은 헌병을 적어서 냈다. 하지만 이후에 헌병을 1지망으로 쓴 것은 큰 착오였음을 깨달았다. 헌병을 희망한 사람들은 따로 불러냈었다. 그리고 나서 안경 쓴 인원들은 들여보냈다. 뭔가 꺼림칙해 병과 담당 장교에서 물어보니 지원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남은 인원들은 면접을 봤다는 것이다... 나는 면접을 보지 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개박살'(군대용어, 뭐만 실수하면 개박살난다고 겁줌) 난 것이다. 나중에 병과 배치가 나오고 나서 슬퍼야겠다. 이것이 여덟째 날이다. 2016/06/20 월 2019.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