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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광고거리

by 코디브라이트 2019. 1. 15.

15분 정도 일찍 끝난 수업 덕분에 간만에 여유가 찾아왔다.
그냥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향하려다 학교를 한번 걸어보기로 생각했다.

걷다가 막 피어난 개나리 냄새를 맡아보고, 피기 직전의 벚꽃을 바라보았다. 향이 느껴졌다. 1년 만에 맞는 향기일 것이다. 그리고 익숙한 도서관 가는 길을 통해 낯선 인문대학 쪽으로 향했다.쉬는 시간이 시작됐는지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학교 내부에서는 막걸리와 음식을 팔고 있었다. 돗자리에 앉아 웃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나는 그 속에 속하고 싶었다. 과연 나는 이미 지는 꽃이고 열매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그냥 즐기지 못하고 지는지 헷갈렸다. 

처음 가보는 길 속에서 처음 듣는 연구소들과 건물들을 보며 다양한 감정들에 사로잡혔다. 그리곤 다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다. 인터넷과 내가 하는 끝없는 학문만으로 나는 다양함을 느끼고 있었구나. 어쩌면 15분 간의 여행은 한 기분이었다. 여행은 다양함을 쉽게 알려준다. 그리고 나는 그 필요성을 느꼈다. 어쩌면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주변의 여행은 모두 마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그리고선 다시 일상의 여행지인 지하철 및 도심의 길로 향했다.

모두 광고로 가득했다. 그 여행 속에선 새로운 생각이 들어도 원치 않은 생각이라 무시한다. 하지만 오늘의 15분 여행은 그렇지 않았다. 광고로 가득찬 세상에서 오늘과 같은 여유는 진정한 다양성을 찾는 길일 수 있다. 하지만 또 무감각해질 것 같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런 경험들을 내가 더 찾아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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